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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사진

수덕사의 여승의 유래

수덕사의 여승의 유래


수덕사 부속 암자인 환희대(歡喜臺)는

비구니 스님들이 기거하며 수행정진 하는 암자로서

김일엽 스님이 주석하다가 열반한 곳이다


수덕사의 여승

일엽(一葉)이란 필명은 춘원 이광수가 그녀의 아름다운 필체에 반해 지어준 이름이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때, 시대를 앞서간 신여성 세분이 있었으니,


우리나라 최초 의 대중가요로 불리는 "사의 찬미"로  너무나 유명한 윤심덕이 그 한명이요,
또 한분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화가이며 문장가인 나혜석이 그 한명이고,
나머지 한명은 시인으로 유명한 김일엽이다.


이 신여성 세 사람은 조선사회 남존여비의 실체가 그대로 존재했던 시기에

시대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불꽃처럼 살며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건 여인들이다.
나혜석은 사랑에 버림을 받고, 윤심덕은 현해탄에서 사랑과 함께 했으며,
김일엽은 스스로 사랑을 버린 여자다.


윤심덕과 나혜석의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여기선 실제로 수덕사의 여승이었으며

한국 비구니계의 거목으로 추앙받는 김일엽의 이야기를 해보자.
김일엽의 본명은 "김원주"다.


당시 모든 여성들이 그러했듯이

그녀도 극심했던 남존여비(지금도 그러하지만)라는
잘못된 인습의 피해자 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몸소 겪었다.


부모의 중매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남자와 결혼하는데,

남자가 의족을 한 장애인이었다.


남자가 이 사실을 숨겼으므로 지금이라면 사기결혼을 당한 셈이다.
신뢰에 기반 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일찌감치 청산하고

한국최초 여자 유학생으로 일본으로 유학하게 되는데
여기서 또 일본인 "오다 세이 조"와 운명적 사랑을 하게 된다.


"오다 세이 조"는 아버지를 은행총재로 둔 일본최고 명문가의 아들이며,

당시 규수제국대학생이었다.


남자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하고 헤어지는 아픔을 겪는데,

이때 둘 사이에 아들이 하나 태어난다.


이 아들은 아버지 친구의 양자로 입적되어 자라나게 되며,

이 사람이 한국과 일본에서 인정받는 유명한 동양화가이자
당대 최고의 화가 김은호 화백의 양자로 들어가

"김설촌"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일당스님"이며 이름이 "김태신"이다.


일당스님은 도쿄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고야산불교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해
불교적 세계관과 자연을 합일시키며 석채화가로 독보적 경지에 오르고
당시 일본 대표화가인 "이토 신스이"를 사사한 뒤 사멸해 가는 북종화를 부활시켰는데

김일성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빨갱이로 몰려 한국땅을 밟을 수 없게 고초를 겪다가
우여곡절끝에 귀국하게 되지만

왜색시비에 말려 한국화단에서 배척당하다 뒤늦게 불가에 귀의하여
김천의 직지사에서 2014년 93세를 일기로 고독한 화승의 삶을 마치고 입적했으며,
해방직후 그린 김일성의 초상화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지금도 걸려있다 한다.



"오다 세이조"와의 사랑도 아픔으로 겪은 김태신의 어머니 김일엽은

곧, 일본에서 돌아와 수덕사의 여승이 된다.


자신이 추구하는 사랑이 세파에 으스러지는 아픔을 이겨내고,

또 다른 참 인생의 행로를 불자의 길로 선택한 것이다.


어머니가 보고 싶어 어린 아들이 수덕사를 찾아 왔는데
불자가 되었으니, "속세에서 맺어진 너와나의 모자인연은 속세에서 끝났으므로

더 이상 나를 어머니라 부르지 말라"


하며 모질게도 모자의 정을 끊고자

 이역만리 찾아온 어린자식을 절 밖에 재웠다고 한다.


이때 김일엽의 절친한 친구인 나혜석이

수덕사 밖에 있는 "수덕여관"에서 같이 지내며
어머니 처럼 자신의 젖가슴도 만져보게 하고 그림도 가르쳤다고 한다.


그때 흘리지 못한 눈물이 가슴에 쌓여 해탈로 녹아내렸을까?


비구니로써 그의 인생이

한국 불교계에 큰 족적을 남길 만큼 성공적인 것은 우연이 절대 아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시기가 1966년이니

이때엔 일엽스님께서 수덕사에 살아 계실 때다.


단정할 수는 없으나

노랫말을 쓴 이가 일엽스님의 인생을 안다면 아마도 그런 가사가 나왔음직 하지 않은가.


이 글에 인용된 사실적 기록들은 일엽 스님의 아들 "일당스님(김태신)"이
죽기 전 발표한 자전소설 "어머니 당신이 그립습니다"에서 발췌했음을 밝혀둔다.

 


수덕사의 여승

 

       인적 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두고 온 님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 켜고 홀로 울적에

       아 ~ ~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산길 천리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염불하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맺은 사랑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 켜고 홀로 울적에

       아 ~ ~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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